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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

이승환 라이브 LP를 선물한 친구

by 쥴리의 일상 2023.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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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어느 정도 먹으니
궁금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중 한 명이
나의 20대 대학생 때 내 친구

힘든 고3 을 버티게 해준 이승환님의 음악들



나는 서울에 있는 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집에서 한 시간 정도 걸렸다
학교를 다녀와서 동네서 만나자고 했고
난 학교에 수업을 듣고 습관처럼 동아리 방에
들렸다
입학하고 음악 동아리 들어가고 싶었지만
오디션에서 다 떨어지고 친구들이 많았던
낚시 동아리에 들어갔다
뒤늦게 동아리에 들어가 한참 놀러 다니기 바빴던
시절이었다
친절 그 자체였던 공대 오빠인 선배가 동기들과
과천 미술관에 함께 가자고 제안을 해서
거절을 못 하고 따라나섰다
그 오빠는 내가 리포트로 고민하고 있을 때 내게 서슴없이
다가와 도와준 고마운 선배였다
당연히 호감이었던 선배
우리 과 친구들과 동아리 동기들과 과천 현대
미술관에 가서 관람도 하고 사진도 찍다 보니
시간이 많이 늦어졌다
약간 미안했지만 그 시절엔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갑자기 나선 소풍은 너무 즐거웠다
대학을 입학하고 어느 날 어디서 전화가 왔다
그 모임이 내가 사는 시의 대학생들이 모인 동아리다
그 날 만나기로 한 친구도 그 동아리의 친구였다
누나가 둘이나 있어서 자상하고 친절한 친구 늦어서 부랴부랴 마음 졸이며 출발을 했지만
약속 시간보다 2시간 늦었다
동아리 앞으로 달려갔다 아직 있을까?
소심한 성격인데 오늘은 약속을 어겼다
그 동아리 앞에 그 친구가 있었다 내가 이승환 음악을 너무 좋아하는 걸 기억 해준 친구
너무너무 미안했다 미안하다고 여러 번 얘기했지만
괜찮다고 했다
그리고 흐루츠과일 먹으러 카페로 갔다
( 그땐 그네 타며 먹는 후루츠과일 카페가 유행이었다)
친구가 내게 큰 봉투를 내밀었다
아 보는 순간 더 더 미안했고 너무 고마웠다
내 기억에 내 리즈를 헤아려 받는 첫 선물이었다
이승환이 얼마 전 라이브 앨범을 냈는데 무려 1장이 아니라 2장으로 구성되어 가격이 비쌌다
살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라이브 LP 앨범 두장짜리를 선물로 주는 거다 ㅜㅜ
고맙고 미안하고 너무 좋고
이 녀석 너무너무 섬세하구나
( 연예 경험도 없고 남자가 이런 거 주면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친구들은 놀렸다 엉엉
무감각 반고구마 철벽녀 )
1학년때 그 친구와 동아리에서 잘 지내고 있었다
물론 친구로 난 반고구 마니까
3년이란 시간이 흘러 4학년이 됐다
친구가 학교 축제에 초대를 했다
우리 학교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동네서 1시간 걸렸다
지하철 타고 버스 타고 친구 학교 앞으로 갔다
아이고 멀다 멀어 사람도 많고 친구를 정문 앞에서
기다렸다 친구가 달려오며 늦었다고 미안해했다
먼 거리를 오다 보니 배가 고팠다
배고프다고 하니 식당으로 먼저 갔다 ㅎㅎ
이런 1차원적인 여자야 잠시 화장실 다녀오겠다며 친구가 나갔다
기다려도 올 시간이 지나도 친구는 오지 않았다
화장실 다녀오는 시간보다 긴 시간이 지나고
친구가 왔다 뭔가 들고
가슴에 꽃다발을 들고 왔다
여기서 반고구마녀 다시 등장 좀 늦게 와서 미안해서
사 왔구나 저 친구는 친절하니까
“고마워” 점심을 먹고 일어났다
친구가 한마디 한다
“ 내가 너 좋아했어 1학년때 ”
‘헉 그럼 그 이승환 앨범이 그냥 준 게 아니구나’
(반고구마 진짜 너는 3년을 넘게 모른 거니
지금 이 꽃다발은 뭘까? 생각을 했어야지) 이렇게 우린 그냥 친구로 남았다
그 친구는 후배와 나중에 결혼을 하고 참 잘 살았음
좋겠다 생각했다
지금은 뭘 하고 있을까 정말 친구여서 한번 만나보고 싶다
홍 연락할 루트가 없네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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