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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정리

미아 될 뻔한 엄마 찾아 삼만리

by 쥴리의 일상 2023.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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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하게 3살 때 내가 집을 나가서 하루 밤이 지나 찾았다는 이야기는 대충 들어 알고 있었지

드라마에서 아동 납치 사건을 보다가  엄마에게 다시 물어봤다

"난 어쩌다 집을 나갔어? "

그 당시 우리는 마당 있는 집에 살았고 예전엔 화장실이 집 안에 없었고 뒤뜰에 있었는데

엄마가 화장실을 간 사이에 엄마를 찾겠다고 집을 나섰단다 (호기심이 많고 모험을 좋아함)

엄마에게 들은 동선을 그려보면 도림동에서 영등포를 지나 당산동까지 갔다고 한다

3살 아이 걸음으로 3km 거리 걷는게 힘들기도 했겠다

걷다가 걷다가 너무 힘들어서 길에 쓰러졌는데 경찰 한분이 퇴근 길인지 나를 발견하고 자신의 집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고 한다

(이 부분이 지금 생각하면 무섭기도 하고 다행이기도 하다, 시간이 늦은 밤이었고 경찰분은 내 또래 아이가 있었고 다음날 경찰서로 데려갔다)

아이들은 직진만 한다고 들었는데 앞으로 앞으로 가다 쉬다 시간도 성인보다 몇배 걸렸겠다

 

 

우리 집 상황은 부모님과 할머니까지 아이가 없어져 집이 발칵 뒤집어졌고 지도의 한가운데 보이는 영등포 경찰서에서 다 나와서 찾느라 하루밤을 꼬박 보냈다고 한다 

아침이 돼서야 영등포 경찰서에서 연락이 와서 엄마가 달려갔는데 울고 있을 줄 알았던 나는 노래 한 자락을 뽑고 있었다나

경찰서에 있는 방에서 짜장면을 먹고 (이 부분은 얼핏 기억남) 노래도 부르고 " 엄마야 쥴리야 " 하니까 놀라지도 울지도 않았다고 한다 ( 집 나간 아이가 맹랑하네 )

 

엄마 ; "어떻게 여기까지 걸어왔어? " 물으니 걷다가 횡단보도는 아저씨 손을 잡고 건넜다고 했다

나 ; " 난 말을 잘 했어? "  엄마 ; " 말 엄청 잘했지 " 

지금은 성격이 i (알파벳 아이) 라서 나서는 거 싫어하는데 그땐 E 성향이 있었는지 어디서나 노래하길 좋아했고

짜장면까지 얻어먹고 노래도 부르고 있었다니 놀랍다

 

부모님 또래의 경찰 분도 지금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가 되셨겠지

그 시절 미아를 해외 입양 보내는 사건도 많았고 납치 유괴 사건도 많았던 시절 무사히 돌아와서 감사하다

경찰분 성함을 알면 감사의 마음을 전하러 한번 찾아가고 싶다 

옛날 이야기 해주는 엄마의 눈빛을 보고 있는데 지금까지도 엄마의 사랑이 그대로 느껴진다

부모님이 제일 젊은 오늘 하루라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더 열심히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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